인간 중심이론은 인본주의 심리학의 긍정적인 인간관에 근거하고 있다. Rogers는 1951년에 출간한 내담자 중심 치료에서 인간의 성격과 행동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제시하였다. 인간은 하나의 통합된 유기체로 이해되어야 한다. 유기체는 육체와 정신을 모두 포함하는 전체로서의 개별적 생명체를 의미한다. 어린 유아는 유기체적 감각을 통해서 세상을 인식하며 통합된 전체로서 이에 반응한다. Rogers에 의하면, 인간 유기체는 신체적 기능과 감각, 감정, 동기, 사고 등의 심리적 기능이 통합적으로 조직된 체계로서 환경과 상호작용하며 매 순간 유기체적 경험을 하게 된다. 이러한 유기체적 경험은 개인이 경험하는 모든 것으로서 현상적 장, 즉 심리적 현실을 구성한다.
Rogers는 인간에게 단 하나의 기본적 동기, 즉 자기실현 경향성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그에 따르면, 인간은 누구나 자신의 모든 잠재 능력을 발현하여 좀 더 가치 있는 존재로 성장하려는 선천적인 성향, 즉 자기실현 경향성을 지닌다. 마치 식물의 씨앗이 땅에 떨어져 스스로 싹을 틔우고 성장하여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듯이, 인간도 자신의 잠재 가능성을 발현하며 스스로 성장하고 성숙하려는 선천적인 경향성을 지닌다. 이러한 자기실현 경향성은 두 가지의 방향성을 지닌다. 그 하나는 개인이 선천적으로 타고난 신체적, 심리적 기질을 그대로 유지하고 나타내려는 성향이다. 왼손잡이로 태어난 아이는 어려서부터 왼손을 주로 사용하며, 자극 추구 성향이 강한 아이는 호기심이 많고 모험적인 행동을 나타낸다. 다른 하나는 개인이 지닌 모든 잠재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려는 성향이다. 어린아이가 자꾸 넘어지면서도 걷고 뛰기 위한 노력을 자발적으로 기울이는 것이나 끊임없는 종알거림으로 언어를 습득하는 과정은 이러한 성향의 발현이라고 볼 수 있다. Rogers에 따르면, 자기실현 경향성을 구속하는 유일한 요인은 개인이 속해 있는 환경이다. 식물의 경우 햇볕과 자양분 그리고 적절한 보살핌이 부족하면 아름다운 꽃을 피우고 탐스러운 열매를 맺을 수 없듯이, 인간도 자기실현 경향성을 지원하는 호의적인 환경적 여건이 주어지지 않으면 건강하게 성장하기 어렵다. 특히 자기실현 경향성이 차단되거나 봉쇄되었을 때 인간은 심리적 장애를 나타내게 된다. 어린아이는 나름대로 선천적인 욕구, 재능, 행동 패턴을 가지고 태어나는데, 부모가 아이의 이러한 선천적 성향을 수용하지 못하고 자신의 가치 기준에 따라 행동하도록 강요하면 아이는 건강하게 성장하기 어렵다. 이러한 경우, 아이는 부모가 요구하는 가치의 조건을 내면화한 자기 개념을 갖게 된다. 그 결과, 자신의 진정한 유기체적 경험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지 못한 채 자기 개념에 따라 왜곡하게 된다. 이처럼 자기 개념과 유기체적 경험의 괴리가 확대되면 개인은 심한 불안과 좌절을 경험하면서 심리적 장애를 나타내게 된다. 반면에 개인의 선천적 성향이 충분히 수용되고 존중받는 환경에서는 자기실현이 촉진된다. 자신의 잠재 능력을 충분히 발현하면서 자기실현을 이루는 사람들은 자신의 유기체적 경험을 수용하면서 자기 삶에 만족할 뿐만 아니라 새로운 경험에 개방적인 자세를 지니고 다양한 삶의 과제에 도전하면서 창의적이고 생산적인 삶을 살아간다. Rogers는 이러한 사람을 온전히 기능하는 사람이라고 지칭했다.
현상적 장은 매 순간 개인의 의식에 지각되고 경험되는 모든 것을 의미한다. 유기체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세계 속에서 살아가며, 현상적 장은 개인이 변화하는 세계를 지각하고 경험하는 심리적 공간으로서 개인의 사적이고 주관적인 경험 세계를 의미한다. 이러한 주관적인 경험 세계의 중심은 개인이다. 따라서 현상적 장은 개인에게만 알려질 수 있는 사적인 세계다. 개인은 주관적인 경험 세계인 현상적 장에 대해서 반응한다. Regers에게 있어서, 현상적 장은 세상이 개인에게 드러난 것으로서 개인이 반응할 수 있는 유일한 현실이다. 현상적 장은 개인에게 실제적인 세계로 여겨지는 내적 참조 체제로서 모든 판단과 행동의 근거가 된다. 따라서 개인의 행동은 어떤 것이든 그의 주관적 현실에서는 적합한 것이다. 인간 중심 치료에서는 내담자의 내적인 경험 세계를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Rogers에 따르면, 이러한 내적 참조 체제인 현상적 장, 즉 개인의 경험 세계는 공감적 추론에 의하지 않고는 다른 사람에게 알려질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개인의 행동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의 내적 참조 체제를 이해하고 공감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자기 또는 자기 개념의 발달은 개인이 세상에서 경험하는 것에 근거하여 변화하는 역동적인 과정이다. 개인은 각각의 경험을 자신이 어떻게 느끼는가에 따라 평가하는데, 이러한 평가과정을 Rogers는 유기체적 가치화 과정이라고 지칭했다. 개인이 이러한 유기체적 가치화 과정에 따를 때, 자기는 경험과 일치하는 것으로 편안하게 여겨지기 때문에 방어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그러나 부모를 비롯한 중요한 타인과의 상호작용을 통해서 자신이 소중하게 인정받는다고 느끼게 되는 가치의 조건을 습득하게 된다. 타인으로부터 받는 긍정적인 존중은 개인의 자기 존중감과 자기 가치감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아동은 부모와 교사를 비롯한 중요한 타인으로부터 긍정적인 존중을 통해서 자기 존중감을 증진하고자 노력한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이 항상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부모나 교사는 조건부의 존중과 애정을 주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동은 긍정적 존중을 받기 위해서 그들이 원하는 가치와 기준을 받아들여 내면화한다. 자신의 유기체적 경험보다 긍정적 존중을 받기 위한 가치의 조건을 중요하게 여기며 추구하게 된다. 가치의 조건은 특정한 경험이 유기체로서의 자신을 고양하는지와 무관하게 단지 타인으로부터 부여받은 가치 때문에 그 경험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또는 부정적으로 평가하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개인은 가치의 조건을 자기 개념의 일부로 내재화하며 이와 일치하지 않는 자신의 특성이나 경험은 불편하거나 불쾌한 것으로 여긴다.
자기는 Rogers의 성격 이론에서 가장 중요한 구성 개념이다. 그에 의하면, 어린 유아는 자신의 내부에서 지각되는 자기 경험과 외부의 타인에 대한 경험을 구별하기 시작하면서 자기 존재에 대한 인식이 발달한다. 자기 또는 자기 개념은 개인이 자신에 대하여 지니고 있는 지속적인 체계적 인식을 의미한다. 자기는 개인의 경험 세계로부터 분화된 것으로서 자신에 대해서 의식적으로 지각한 것과 자신이 소중히 여기는 가치를 포함한다. 자기와 자기 개념이라는 용어를 혼용하고 있는데, 자기 개념은 현재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에 대한 개인의 인식, 즉 자아상을 의미한다. 자신에 대한 인식이 발달하면서, 아동은 타인으로부터 긍정적인 존중을 받고 싶은 욕구도 발달하게 된다. 긍정적 존중의 욕구는 중요한 타인으로부터 사랑과 인정을 받을 뿐만 아니라 신체적, 정서적 보살핌을 통해 소중하게 여겨지는 것을 포함한다. 자기 개념은 현재의 자기 모습을 반영하는 현실적 자기뿐만 아니라 긍정적 존중을 받기 위해 추구해야 할 이상적 자기도 포함하고 있다. 이상적 자기는 다른 사람으로부터 긍정적으로 평가받기 위한 가치의 조건을 반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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