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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집단

by 써니나래 2022. 7. 6.

사람은 협동을 통하여 이득을 얻는데, 결국 협동은 상대방으로부터 혜택을 받은 적이 없는 누군가가 먼저 남에게 은혜를 베푸는 위험을 감수하면서, 언젠가는 수혜자가 그 은혜를 되갚을 것이라고 믿어야 하게 되는 것이다. 인간은 최초의 협동이 가져올 수 있는 위험성을 최소화하는 기막히게 창조적인 방법을 발전시켜 왔는데, 그것이 바로 무언가 서로 공통점이 있다고 생각하는 둘 또는 그 이상의 사람들의 집합체인 집단이라고 불리는 것이다.

 

우리는 모두 그러한 많은 집단의 한 구성원이다. 그중 규모가 작은 것으로는 가족, 팀 등이 있고, 규모가 큰 것으로는 종교와 국가 등이 있다. 이러한 집단들은 그 성격이 서로 무척이나 다르지만, 모든 집단이 공통으로 가진 것으로 보이는 한 가지 요소는 이러한 집단에 속해 있는 사람들의 집단 특성에 근거하여 어떤 사람에 대해 갖는 긍정적 또는 부정적 평가인 편견과 소속 집단의 특성에 근거하여 어떤 사람에 대하여 행하는 긍정적 또는 부정적 행동인 차별을 보인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본다면 사람들은 자신이 소속해 있는 집단의 구성원들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편애하는 경향이 있고, 자신의 집단에 유리한 방향으로 행동하는 경향이 있으며, 같은 집단 소속의 사람들이 자신에 대해서도 자신과 같은 방식으로 대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경향이 있다. 사람은 자신이 속한 집단의 사람들에게 호의적으로 대해 주기 때문에 집단 소속이라는 것이 누가 자신이 베풀어 준 협력을 가장 잘 또는 가장 덜 되갚을 것인지를 사전에 알 수 있게 해 주며, 이러한 지식이 협동에 따르는 손해의 염려를 감소시켜 준다. 연구에 따르면 사람은 자신이 소속원이 아닌 범주인 외집단의 사람들에 대해 잘해 주는 것에 비해 자신이 소속원이 되는 인간 범주인 내집단의 사람들에 대해 더 잘해 주며, 이러한 내집단 편애는 특별히 애쓸 필요도 없이 거의 저절로 일어난다. 어느 한 연구에서, 참가자들에게 두 미술가의 추상화를 보여 주고 그들이 어떤 그림을 더 좋아하는가에 따라 참가자들을 두 집단으로 나누었다. 참가자들이 다른 참가자들에게 돈을 분배하라고 하자, 그들은 한결같이 자신이 속한 집단의 참가자들에게 더 많은 돈을 분배하였다. 사실상 참가자들은 자신들이 집단 X 또는 집단 Y와 같이 전혀 의미가 없는 집단에 먼저 할당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속한 집단에 대해 긍정적인 편견과 차별을 보인 것이다. 다른 말로 하면, 단지 나는 우리 중의 하나이고 그들 중의 하나가 아니라는 것을 아는 것만으로도 이러한 종류의 편애가 일어나기에 충분한 것 같다. 사람들이 자신이 속한 집단의 삶들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또 긍정적으로 행동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다른 집단에 속한 사람들에 대해서는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또 부정적으로 행동하는데, 이러한 일은 소속될 집단이 동전을 던져서 나온 결과보다 더 의미가 없는 것에 의해 결정된 경우에도 일어난다. 

 

편견과 차별이 나쁜 것으로 보이지만, 집단은 폭동, 집단도주 등과 같은 더 심한 나쁜 짓을 할 수 있다. 만약 사망과 파괴를 측정지표로 삼는다면, 인간 집단이라는 것이 모든 자연 현상 중에서 가장 위험한 존재임이 틀림없다. 법률을 준수하는 이성적인 개인이 집단 속에서 함께 어울리기 시작하면 많은 경우 다르게 행동한다. 이렇게 되는 이유에는 적어도 세 가지가 있다. 모든 사람은 자제하고 있는 욕구와 충동을 갖고 있다. 하지만 자제력과 도덕관념을 갖고 있기 때문에 충동적으로 행동하지 않는다. 연구에 의하면 사람들은 자기 자신에 대해 주의를 기울이도록 할 때 자제력을 발휘하고 자신의 도덕관념을 준수하는 경향이 가장 강해진다고 하는데, 이것이 바로 자기 자신을 거울에서 볼 수 있게 했을 때 부정행위가 가장 적어지게 되는 이유이다. 사람들이 집단으로 모였을 때, 그들의 주의는 자연스럽게 다른 사람들에게로 향하게 되고 자기 자신들로부터는 멀어지게 되며, 따라서 그들은 자신들이 가진 도덕 가치를 덜 준수하게 된다. 이런 식으로 주의의 초점이 이동하는 것에 대한 명칭이 있다. 집단 속에 파묻힐 때 사람들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가치들을 망각하게 되는데 이것을 자아 정체 망각이라고 한다. 집단은 자기 행동에 대한 자기 자신의 책임감을 감소하게 만들 수 있다. 예를 들면 사회 태만은 사람들이 혼자일 때에 비해 집단 속에 있을 때 노력을 감소시키기 때문에 일어난다. 사람들은 소규모의 집단 속에 있을 때 비해 대규모의 청중 속에 있을 때 손뼉을 덜 세게 치며, 운동선수들도 단독으로 하는 경기보다 팀으로 하는 경기에서 힘을 덜 발휘한다. 집단속에서 하면, 식당에서 식사한 후 팁을 더 적게 놓고 가고, 사람들이 하는 인사에 대한 답례도 더 적어진다. 주변인 개입-위급 상황에서 낯선 사람을 돕는 행위-에 관한 연구를 보면 주변에 있는 사람이 위급 상황에 부닥친 불쌍한 사람을 선뜻 나서서 도와주는 경우가 그 현장에 다른 주변 사람들이 더 많이 있을수록 더 적어진다는 것이다. 키티 제노비스라는 젊은 여성이 칼에 찔려 죽을 때 주변에 38명의 목격자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도 그녀를 도운 사람이 없었던 사건이 발생했을 때 신문에서는 도시인의 무관심을 비난하였다. 그러나 연구에 의하면 목격자들이 무관심했던 것이 아니었으며, 그들은 단지 그들 자신보다는 경찰에게 전화할 더 마땅한 사람이 그 주변에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책임감 분산은 자신과 같은 방식으로 행동할 것 같은 다른 사람들이 주변에 있기 때문에 그 행동을 할 자신의 책임감을 적게 느낄 때 일어난다.

 

연구에 의하면 집단으로 내린 결정이 평균적인 구성원의 결정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못할 수도 있음을 보여 준다. 이런 일이 생기는 한 가지 이유는 집단이 구성원 중의 일부만이 가진 독특한 정보보다는 모든 구성원이 다 가진 공통적인 정보를 얘기하는 데 시간을 너무 많이 보내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집단은 또한 그 집단의 리더가 충분한 정보를 갖추고 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너무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좋지 않은 결정을 내릴 수 있다. 상반되는 의견을 가진 사람들로 집단을 구성해 놓으면 그 의견들이 서로 차이를 좁혀 갈 것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실상을 보면 그 결과는 많은 경우 최초에 가졌던 각자의 생각이 시간이 지날수록 더 강화되는 경향인 집단 극화로 나타난다. 어떤 심리학자들은 집단 구성원들이 집단의 응집성을 보존하는 데만 너무 신경을 쓴 나머지 다른 구성원들의 생각과 제안의 문제점을 짚어 보지 않음으로써 좋지 못한 결정을 하게 된다는 것을 제안하였는데, 이 집단 사고 가설은 지지 증거가 충분하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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